창세기29~31장
29장
야곱은 여행을 계속해서 동쪽 백성들의 땅에 이르렀습니다.
2 야곱이 보니 들판에 우물이 있었습니다. 우물 근처에는 양 떼 세 무리가 엎드려 있었습니다. 목자들은 그 우물에서 나오는 물을 양들에게 먹였습니다. 우물 위에는 큰 돌이 덮여 있었습니다.
3 양 떼가 다 모이면, 목자들은 우물을 덮고 있는 돌을 굴려 낸 다음 양들에게 물을 먹였습니다. 그런 후에 다시 돌을 덮었습니다.
4 야곱이 그곳에 있던 목자들에게 말했습니다. “형제들이여, 어디에서 오시는 길입니까?” 목자들이 대답했습니다. “하란에서 오는 길입니다.”
5 야곱이 물었습니다.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십니까?”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예, 그분을 압니다.”
6 야곱이 또 물었습니다. “그분은 안녕하십니까?”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예, 안녕하십니다. 저기, 그분의 딸인 라헬이 양 떼를 몰고 오고 있군요.”
7 야곱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낮이라 아직은 양 떼를 모을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다시 풀을 뜯게 해야 하지 않나요?”
8 목자들이 말했습니다. “양 떼가 다 모이기 전에는 그럴 수 없습니다. 양 떼가 다 모여야 우물 위의 돌을 치운 다음, 양 떼에게 물을 먹입니다.”
9 야곱이 목자들과 말하고 있을 때, 라헬이 자기 아버지의 양 떼를 이끌고 왔습니다. 라헬은 양 떼를 돌보는 일을 했습니다.
10 야곱은 라반의 딸 라헬과 자기 외삼촌 라반의 양 떼를 보고, 우물로 가서 돌을 굴려 낸 다음 외삼촌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였습니다.
11 그리고 나서 야곱은 라헬에게 입을 맞추고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12 야곱은 라헬에게 자기가 라헬 아버지의 친척이라는 것과 리브가의 아들이라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라헬은 그 말을 듣고 집으로 달려가 자기 아버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13 라반은 자기 누이의 아들 야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달려가 야곱을 맞이했습니다. 라반은 야곱을 껴안고 입을 맞추고 야곱을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야곱은 그때까지 일어난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14 야곱의 말을 듣고 라반이 말했습니다. “정말로 너는 내 뼈요. 내 살이다.” 야곱은 그곳에서 한 달 동안, 머물렀습니다.
속임을 당하는 야곱
15 어느 날, 라반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내 친척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품삯도 주지 않고 너에게 일을 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면 좋겠느냐?”
16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습니다. 큰 딸의 이름은 레아였고, 작은 딸의 이름은 라헬이었습니다.
17 레아는 눈이 곱고, 라헬은 용모가 아름답고 예뻤습니다.
18 야곱은 라헬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야곱이 라반에게 말했습니다. “삼촌의 작은 딸 라헬과 결혼하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해 주시면 삼촌을 위해 칠 년 동안, 인해 드리겠습니다.”
19 라반이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라헬을 주는 것보다는 너에게 주는 것이 낫겠지. 그래 좋다. 나와 함께 있자.”
20 야곱은 라헬과 결혼하기 위해 칠 년 동안 라반을 위해 일했습니다. f.f 하지만 라헬을 너무나 사랑했으므로, 야곱에게 그 칠 년은 마친 며칠밖에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21 칠 년이 지나자 야곱이 라반에게 말했습니다. “약속한 기간이 다 지나갔으니 라헬과 결혼시켜 주십시오.”
22 라반은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23 그 날 밤에 라반은 자기 딸 레아를 야곱에게 데리고 갔습니다. 야곱과 레아는 함께 잠을 잤습니다.
24 라반은 자기의 여종 실바를 레아의 몸종으로 주었습니다.
25 이튿날 아침, 야곱은 자기가 레아와 함께 잠을 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곱이 라반에게 말했습니다. “어찌하여 저에게 이런 일을 하셨습니까? 저는 라헬과 결혼하려고 외삼촌을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외삼촌은 왜 저를 속이셨습니까?”
26 라반이 말했습니다. “우리 지방에서는 큰딸보다 작은딸을 먼저 시집 보내는 법이 없네.
27 결혼식 기간 일 주일을 채우게. 그러면 라헬도 자네에게 주겠네. 그 대신 나를 위해 칠 년 동안, 더 일해 주어야 되네.”
28 야곱은 라반의 말대로 레아와의 결혼식 기간을 채웠습니다. 그러자 라반이 자기 딸 레아도 야곱의 아내로 주었습니다.
29 라반은 자기의 여종 빌하를 라헬의 몸종으로 주었습니다.
30 야곱은 라헬과도 함께 잠을 잤습니다. 야곱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했습니다. 야곱은 라반을 위해 칠 년동안, 더 일했습니다.
야곱의 가족이 늘어남
31 여호와께서는 레아가 라헬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레아에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라헬은 아이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32 레아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습니다. 레아는 “여호와께서 내 괴로움을 살펴 주셨다.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라고 말하면서 그 아들의 이름을 르우벤이라고 지었습니다.
33 레아가 다시 임신을 해서 또 아들을 낳았습니다. 레아는 “여호와께서는 내가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내게 이 아들도 주셨구나”하고 말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시므온이라고 지었습니다.
34 레아가 다시 임신을 해서 또 아들을 낳았습니다. 레아는 “내가 아들을 세명이나 낳았으니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가까이 하겠지”라고 말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레위라고 지었습니다.
35 레아가 다시 임신을 해서 또 아들을 낳았습니다. 레아는 “이제는 여호와를 찬양해야지”라고 말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유다라고 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레아는 아이를 낳지 못했습니다.
30장
라헬은 자기가 야곱의 아이를 낳지 못하자 언니 레아를 시샘했습니다. 라헬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나에게도 아이를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죽어 버리겠어요.”
2 야곱이 라헬에게 크게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아이를 낳을 수 없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신데 나더러 어떻게 하란 말이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란 말이오?”
3 라헬이 말했습니다. “여기 제 몸종 빌하가 있으니 빌하와 함께 주무세요. 그래서 빌하를 통해 나도 아이를 가질 수 이써게 해 주세요. 그녀가 아이를 낳아 내 무릎 위에 놓아줄 것입니다.”
4 라헬은 자기 몸종 빌하를 야곱의 아내로 주었습니다. 야곱은 빌하와 함께 잤습니다.
5 라헬이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억울함을 풀어 주셨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 주셔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다.” 그래서 라헬은 그 아들의 이름을 단이라고 지었습니다.
7 빌하가 다시 임신을 해서 야곱에게 둘째 아들을 낳아 주었습니다.
8 라헬이 말했습니다. “내가 언니와 크게 겨루어서 이기고야 말았다.” 그래서 라헬은 그 아들의 이름을 납달리라고 지었습니다.
9 레아는 자기가 아이를 더 낳지 못하게 된 것을 알고, 자기 몸종 실바를 야곱에게 아내로 주었습니다.
10 그래서 실바에게도 아들이 생겼습니다.
11 레아가 말했습니다. “나는 운이 좋다.” 그래서 레아는 그 아들의 이름을 갓이라고 지었습니다.
12 레아의 몸종 실바가 아들을 또 낳았습니다.
13 레아가 말했습니다. “나는 행복하다. 이제는 여자들이 나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르겠지.” 그래서 레아는 그 아들의 이름을 아셀이라고 지었습니다.
14 보리를 거두어들일 무렵에 르우벤이 들판에 나갔다가 합환채를 발견해서 자기 어머니 레아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자 라헬이 레아에게 말했습니다.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나에게도 조금 줘요.”
15 레아가 대답했습니다. “너는 내 남편을 빼앗아 가더니, 이제는 내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까지 빼앗으려 드는구나.” 그 말을 듣고 라헬이 말했습니다. “그 합환채를 나에게 주면 그이가 오늘 밤에는 언니와 함께 자도록 해 주겠어요.”
16 그 날 저녁,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자, 야곱을 맞이하러 나간 레아가 말했습니다. “오늘 밤에는 나와 함께 자야 해요. 내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로 당신의 대가를 치렀거든요.” 그래서 그 날 밤에 야곱은 레아와 함께 잠을 잤습니다.
17 하나님께서 레아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레아가 다시 임신을 했습니다. 레아는 야곱의 다섯째 아들을 낳았습니다.
18 레아가 말했습니다. “내가 내 몸종을 남편에게 주었더니 하나님께서 그 값을 갚아 주셨구나.” 그래서 레아는 그 아들의 이름을 잇사갈이라고 지었습니다.
19 레아가 또 임신을 하여 야곱에게 여섯째 아들을 낳아 주었습니다.
20 레아가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셨다. 내가 여섯째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는 남편이 나를 존중해 주겠지.” 그래서 레아는 그 아들의 이름을 스불론이라고 지었습니다.
21 그후에 레아는 딸을 낳고 이름을 디나라고 지었습니다.
22 하나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시고 라헬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라헬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23 라헬이 임신을 해서 아들을 낳았습니다. 라헬이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부끄러움을 없애 주셨다.”
24 라헬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아들을 더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그 아들의 이름을 요셉이라고 지었습니다.
25 요셉이 태어난 후에 야곱이 라반에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제 집, 제 나라로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26 제가 장인 어른을 위해 일해 드리고 얻은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제가 장인 어른을 위해 해 드린 일은 장인 어른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27 라반이 말했습니다. “괜찮다면 나와 함께 계속 있겠나. 여호와께서 나에게 복을 주신 것이 다 자네 때문인 것을 내가 예측하여 알고 있었네.
28 자네 품삯은 자네가 정하게. 내가 그대로 주겠네.”
29 야곱이 대답했습니다. “장인 어른께서는 제가 장인 어른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과 제가 돌보아 드린 장인 어른의 가축 떼가 제 앞에 얼마나 있는지 아십니다.
30 제가 장인 어른께 처음 왔을 때는 가축 떼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크게 불어났습니다. 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여호와께서 장인 어른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는 제 식구를 위해 일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31 라반이 물었습니다. “그래, 무엇을 해 주었으면 좋겠나?” 야곱이 대답했습니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한 가지만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해 주시면 제 마음을 돌이켜 다시 장인 어른의 가축 떼를 돌보아 드리겠습니다.
32 오늘, 제가 장인 어른의 모든 가축떼 사이로 다니면서 점이 있거나 얼룩이 졌거나 검은 새끼양과 점이 있거나 얼룩이 진 새끼염소를 골라 낼테니 그것을 저에게 주십시오.
33 제가 정직한가 정직하지 않은가는 장인 어른께서 앞으로 저에게 오셔서 제 가축 떼를 면 알게 될 것입니다. 만약 제가 점이 없는 염소나 얼룩이 지지 않은 염소나 검은 색이 아닌 양을 가지고 있다면 제가 그것을 훔친 것으로 여기셔도 좋습니다.”
34 라반이 대답했습니다. “좋네, 자네 말대로 하겠네.”
35 그러나 그날,, 라반은 몸에 줄무늬나 점이 있는 숫염소들을 따로 떼어 놓았습니다. 또한 몸에 얼룩이 있거나 점이 있거나 하얀 반점이 있는 암염소들과 검은 양들도 모두 따로 떼어 놓았습니다. 그런 다음에 라반은 그 짐승들을 자기 아들들에게 맡겨 돌보게 했습니다.
36 라반은 이 짐승들을 야곱에게서 삼일 길쯤 떨어진 곳으로 몰고 갔습니다. 야곱은 라반의 나머지 가축 떼를 쳤습니다.
37 야곱은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 가지를 꺾은 다음에 껍질을 벗겨 내서 나무껍질에 하얀 줄무늬를 만들었습니다.
38 그리고 나서 야곱은 가축 떼가 와서 물을 먹는 여물통 바로 앞에 그 흰 무늬 가지들을 세워 놓았습니다. 가축들은 물을 먹으러 와서 새끼를 뱄는데,
39 염소들이 그 흰 무늬 가지 앞에서 새끼를 뱄습니다. 그러자 그 사이에서 흰 무늬가 있거나 얼룩이 졌거나 점이 있는 새끼 염소가 태어났습니다.
40 야곱은 그 새끼들을 따로 떼어 놓았습니다. 야곱은 라반의 가축 가운데서 줄무늬가 있거나 검은 가축들을 따로 떼어 놓았습니다.
41 가축 떼 가운데서 튼튼한 짐승들이 새끼를 배려고 하면, 야곱은 그 짐승들의 눈 앞에 가지를 놓았습니다. 그래서 짐승들이 그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게 했습니다.
42 하지만 약한 짐승들이 새끼를 배려고 하면, 야곱은 그 앞에 가지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한 것들은 하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들은 야곱의 것이 되었습니다.
43 이렇게 해서 야곱은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야곱은 가축 떼와 남종과 여종, 그리고 낙타와 나귀를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도망가는 야곱
31장
어느 날, 야곱은 라반의 아들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야곱은 우리 아버지의 것을 다 빼앗아 갔다. 그래서 야곱은 우리 아버지의 것으로 부자가 되었다.”
2 야곱이 보니, 라반이 자기를 대하는 태도가 그전처럼 다정하지 않았습니다.
3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조상들이 사는 땅으로 돌아가거라.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4 그래서 야곱은 자기가 가축 떼를 돌보고 있는 들판으로 라헬과 레아를 불러 냈습니다.
5 야곱이 라헬과 레아에게 말했습니다. “장인어른이 나를 대하시는 태도가 전과 같지 않소. 하지만 내 아버지의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오.
6 당신들도 알겠지만,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당신들의 아버지를 위해 일했소.
7 그런데 그분은 나를 속였소. 그분은 내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었소.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들의 아버지가 나를 해치지 못하게 하셨소.
8 장인 어른이 ‘점 있는 것은 다 자네 몫일세’라고 말씀하시면 가축마다 몸에 점이 생겼고, ‘줄무늬 있는 것이 다 자네 몫일세’라고 말씀하시면 가축마다 몸에 줄무늬가 생겼소.
10 짐승들이 새끼 밸 무렵에 내가 꿈을 꾸었소. 내가 보니 새끼 배려고 하는 숫염소들마다 줄무늬 있는 것이거나 점이 있는 것이거나 얼룩진 것이었소.
11 하나님의 천사가 꿈속에서 ‘야곱아!’하고 부르셔서 내가 ‘예!’하고 대답했소.
12 천사가 말씀하셨소. ‘보아라. 새끼배려고 하는 것은 다 줄무늬 있는 것이거나 점이 있는 것이거나 얼룩진 것이다. 라반이 너에게 한 못된 짓을 내가 다 보았다.
13 나는 벧엘에서 너에게 나타났던 여호와 하나님이다. 너는 거기에서 돌 기둥에 기름을 붓고 나에게 맹세를 했다. 당장 이 곳을 떠나 네가 태어난 땅으로 돌아가거라.’”
14 라헬과 레아가 야곱에게 대답했습니다. “아직도 우리 아버지의 집에서 우리가 물려받을 수 있는 몫이나 유산이 있을까요?
15 아버지는 우리를 당신에게 팔고, 또 우리 몫을 다 차지하셨으니, 이제 우리를 잠시 묵고 있는 나그네처럼 여기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16 하나님께서 우리 아버지로부터 찾아 주신 재산은 이제, 모두 우리와 우리 아이들 것이에요. 그러니 당신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하세요.”
17 야곱은 자기 아이들과 아내들을 낙타에 태웠습니다.
18 그런 다음에 야곱은 밧단아람에서 살면서 모은 모든 가축 떼와 재산을 가지고 가나안 땅에 사는 자기 아버지 이삭을 향해 떠났습니다.
19 그 때, 라반은 양 떼의 털을 깎으러 나가 있었습니다. 그 틈을 타서 라헬이 라반의 드라빔을 훔쳤습니다.
20 야곱은 떠날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람 사람 라반에게 알리지 않고, 그를 속였습니다.
21 그러다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가지고 도망쳤습니다. 야곱은 먼저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 다음에 길르앗의 산악 지방쪽으로 갔습니다.
22 삼 일 만에 라반은 야곱이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3 그래서 라반은 친척들을 불러 모은 다음 야곱을 뒤쫓아갔습니다. 라반은 칠일 만에 길르앗의 산악 지방에서 야곱을 따라잡았습니다.
24 그 날 밤, 하나님께서 아람 사람 라반의 꿈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조심하여라.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라반이 우상을 찾다
25 라반이. 그래서 라반과 그의 친척들도 길르앗의 산악 지방에 장막을 쳤습니다.
26 라반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어찌하여 이런 일을 했나? 왜 나를 속였나? 왜 내 딸들을 마치 칼로 잡은 전쟁 포로를 끌고 가듯 끌고 가는가?
27 왜 나에게 말도 하지 않고 이렇게 도망가나? 왜 나를 속였나? 왜 말을 하지 않았나? 말해 주었더라면 북을 두드리고 수금에 맞춰, 기쁘게 노래하며 자네를 보냈을 것 아닌가?
28 자네는 내 손자들에게 이별의 입맞춤도 못하게 했고, 내 딸들에게도 이별의 인사를 못하게 했네. 어찌하여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했나?
29 나는 자네를 해칠 수도 있네. 하지만 지난밤에 자네 아버지의 하나님께서 나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네. 하나님께서는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자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셨네.
31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강제로 장인어른의 딸들을 빼앗아 갈까 봐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떠나왔습니다.
32 저희 중에 장인어른의 우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죽여도 좋습니다. 여기 장인어른의 친척들도 계시니 무엇이든 장인어른의 것이 저희에게 있는가 찾아보시고 있으면 가져가십시오.” 야곱은 라헬이 라반의 우상을 훔쳤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33 그래서 라반은 야곱의 장막과 레아의 장막을 뒤졌습니다. 그리고 두 여종의 장막도 뒤졌습니다. 그러나 우상을 찾아내지 못한 라반은 레아의 장막을 떠나 라헬의 장막으로 들어갔습니다.
34 그 때, 라헬은 우상을 낙타의 안장 밑에 숨겨 놓고 그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라반은 장막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우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35 라헬이 자기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그냥 앉아 있다고 해서 노여워하지 마세요. 지금 월경 중이라 일어날 수가 없어서 그래요.” 라반은 라헬의 장막을 뒤졌지만 우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36 야곱이 화를 내면서 라반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제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이처럼 불같이 저를 쫓아오셨습니까?
37 제 물건을 다 뒤지셨는데, 장인어른의 것이 있습니까? 만약 있다면 장인 어른의 친척들과 제 친척들 앞에 내놓아 보십시오. 그래서 우리 두 사람 중에서 누가 옳은지 판단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38 저는 장인어른을 위해 이십 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 동안, 어미 배 속에서 죽은 채 나온 새끼 양이나 염소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장인 어른의 가축 중에서 숫양 한 마리 잡아먹은 적이 없습니다.
39 어쩌다가 양 한 마리가 들짐승들에게 잡혀 먹기라도 하면 저는 그것을 장인 어른께 그대로 가져가지 않고, 제 양으로 대신 갚아 드렸습니다. 장인 어른께서는 낮이나 밤 동안에 없어진 가축이 있으면 저에게 그것을 갚게 하셨습니다.
40 낮에는 너무 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고, 밤에는 너무 추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41 저는 지난 이십 년 동안, 장인어른을 위해 종처럼 일했습니다. 처음 십 사 년 동안은 장인어른의 두 딸을 얻으려고 일했고, 육 년 동안은 가축을 얻으려고 일했습니다. 그런데도 장인어른께서는 제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셨습니다.
42 하지만 제 아버지의 하나님께서는 저와 함께 계셨습니다. 그분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시고 이삭의 하나님이십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지 않았다면, 장인어른은 저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맨손으로 돌려보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가 겪은 고통과 제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가를 아시고 지난밤에 장인어른을 꾸짖으신 것입니다.”
43 라반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이 딸들은 내 딸이요, 이 아이들은 내 손자들이요, 가축들도 내 가축이네. 자네 앞에 있는 것이 다 내 것일세. 하지만 내가 지금 와서 내 딸들에게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며, 내 딸들이 낳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44 자, 우리 언약을 맺고 돌무더기를 쌓아 그것이 나와 자네 사이에 증거가 되도록 하세.”
45 그래서 야곱은 돌 한 개를 가져와서 기둥으로 세웠습니다.
46 야곱이 자기 친척들에게 돌을 모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돌들을 주워와 무더기를 쌓았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돌무더기 옆에 앉아 음식을 먹었습니다.
47 라반이 그곳의 이름을 자기 나라 말로 여갈사하두다라고 지었습니다. 야곱도 똑같은 이름을 히브리 말로 갈르엣이라고 지어 불렀습니다.
48 라반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이 돌무더기는 우리가 맺은 언약의 증거일세.” 사람들이 그 곳의 이름을 갈르엣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49 또한 그곳은 미스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부르는 까닭은 라반이 이렇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로 헤어져 있는 동안, 여호와께서 우리를 지켜 보시기를 바라네.
50 만약 자네가 내 딸들을 못살게 굴거나 내 딸들을 놔 두고 다른 아내를 또 얻으면, 비록 증인된 사람은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자네와 나 사이에 증인이 되실 것이네.”
51 라반이 또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자네와 나 사이에 쌓은 이 돌무더기를 보게. 또 내가 세운 이 돌 기둥을 보게.
52 이 돌무더기와 이 돌 기둥은 우리들의 언약의 증거일세. 나는 절대로 이 돌무더기를 지나서 자네를 해치지 않을 걸세. 그리고 자네도 절대로 이 돌무더기를 지나서 나를 해치지 말아야 하네.
53 아브라함의 하나님, 나홀의 하나님 그분들 조상의 하나님께서 우리 사이에 재판관이 되어 주시기를 바라네.” 그리하여 야곱은 자기 아버지 이삭이 두려워하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54 그리고 야곱은 짐승 한 마리를 잡아 산에서 제물로 바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야곱은 친척들을 불러 함께 음식을 먹었습니다. 음식을 먹은 뒤, 그들은 산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35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라반은 손자 손녀들과 딸들에게 입을 맞추고, 그들에게 복을 빌어 준 다음,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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